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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도라>가 영화로만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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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해경집사 작성일16-12-13 09:43 조회5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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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도라>가 영화로만 남길 바란다

 지난 12월 7일 개봉한 영화 <판도라>를 관람하면서 이 나라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서 왠지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다. 가상의 영화지만 영화의 구성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 제작을 위해 원전의 상태를 조사한 박정우 감독은 영화에서 일어난 상황이 현실화 될 가능성은 70%라고 했다. 그러나 필자 생각에는 영화의 진행과 현실을 논리적으로 비교해 보면 영화의 상황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우리나라의 원전 현실과 너무나도 흡사하기에 관계 당국의 개봉 방해도 있어서 영화 개봉까지 1년 6개월이나 늦어졌다는 후문도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이 영화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영화 속에 관계된 시의 시장이 영화를 언급할 정도라고 한다. 지진은 자연 재해이니 일어날 수도 있고 인간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이유가 있다. 또 원전은 우리에게 양질의 전기를 공급하므로 우리 삶의 질과 깊은 관계가 있으니 부정하기만 할 일도 아니라고 100보 양보한다고 해도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에 불안함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은 판도라의 상황이 현재 원전을 관리하는 우리 정부와 너무나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원전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 대한 분노다. 비전문가들이 원전의 책임 있는 자리를 맡으면서 원전이 무식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불안요소이고 막상 재난이 일어났을 때는 전문가의 의견이 무시되고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사고로 재난에 대처하므로 국가적 대 재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정말 답답한 것은 말쑥하게 차려 입고 나온 무능한 대통령의 모습이다. 모든 정보를 숨기기에 급급한 총리와 정치꾼들 사이에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그저 잘 해결되기만 바라는 사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사고가 확대되면서 인명피해는 늘어가고 있었다. 책임 있는 공무원이라는 사람들은 전문적인 지식도 없는 것은 그렇다하더라도 전문가의 말을 들을 귀도 없으니 재앙 중에 재앙은 바로 무능한 공무원이었다. 우리 사회에 엄청난 인재가 있어왔다.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국민들의 멍든 가슴을 울리는 세월호 사건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12일 경주 지진으로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울산 울주군에 새로 짓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영화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을 ‘대한수력원자력’으로, 원전 이름은 ‘한별’로 설정해 전남 영광군의 한빛 원전과 발음을 유사하게 했다. 영화는 안전 불감증으로 원전이 폭발하고 컨트롤타워마저 없는 정부의 대책본부를 꼬집고 있다. 정직하게 열린 마음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문제를 풀어 간다면 이런 재앙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다. 
영화의 상황들이 국정을 농단하고도 국민 앞에 진솔한 고백이나 솔직한 대화도 없이 숨기고 꼼수로 정치 공학적으로 풀어보려다가 탄핵까지 당한 박근혜대통령과 그를 중심으로 국정을 농락한 무리들이 오버랩 되면서 마음에서 일어나는 공분을 숨길 수가 없다.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이 나라에서 산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정신적 피해자들이다. 탄핵정국과 함께 이 나라가 감당해야 할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부담이 너무나도 막중하여 여차하면 이 모든 것이 재앙인데 과연 이 난국을 이런 무능하고 이기적인 정치인들에게 맡겨도 되는가?
그래도 그 재앙의 한 복판에서 희망을 보았다. 영화 <판도라>에서 김남길 역의 주인공 강재혁은 두 갈래로 해석이 가능한 캐릭터다. 대한수력원자력(실제 한국수력원자력이 모델)내 하청 직원으로 부산 지역 원전 시설을 정비하는 강재혁은 영화 속 재난이 극에 달했을 때 최후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구원자였다. 판타지가 아닌 묵시록 같은 이야기 속에서 강재혁은 정부와 권력자들이 저질러 놓은 온갖 부조리에 당하는 힘없는 국민이자 동시에 그런 그들을 향해 강한 펀치를 날리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가 마지막 원전과 함께 자진하여 죽음의 길을 택하면서 했던 말이 가슴이 시리도록 다가온다. 자신에게 말한다. "사느라 욕봤데이", 그래도 너무 억울하여 절규한다. “내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이래야 하노” 이것이 2016년을 살고 있는 대한미국 서민들의 울부짖음이다. 영화의 메시지는 이렇다. 다만 희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우리 국민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말하고 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우리 가족을 지키는 것도 정치인들이 아니라 국민이다. 그러므로 국민이 깨어있어야 한다. 배와 함께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청와대에서 홀로 우아하게 밥이나 먹고 있는 그런 사람이 희망이 아니다. 방사능을 막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재앙의 한 복판으로 들어가는 그들의 절규를 꼭 기억해야 한다. “잘못은 즈그들이 해놓고, 수습은 국민들 보고 하란다!” 그러게...
(2016.12.13. 목포새한교회 전희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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