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25 노동은 상품이 아니라 삶이다 > 사설집

본문 바로가기
 
사설집

2016.4.25 노동은 상품이 아니라 삶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8-01 11:42 조회700회 댓글0건

본문

노동은 상품이 아니라 삶이다

 5월1일이 근로자의 날이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제1조에 ‘이 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향상을 위해 제정한 법정적인 날이다. 무엇이 노동(근로)인가?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에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1항)고 했고, ‘근로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말한다.’(3항)고했다.
근로기준법이 노동의 소중한 의미를 살리고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법으로 엄격하게 다루고 있지만 노동은 법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이고 삶의 문제이다. 그래서 노동은 단순히 법으로 규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영역이라기보다는 신성한 영역이다. 노동은 단순한 상품이 나 수단이 아니라 삶 자체고 존재의 의미다. 그러므로 노동의 가치는 법으로가 아니라 마음으로 신성시하며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신성한 노동을 근로기준법으로 다루는 순간부터 노동은 값싼 상대적인 상품으로 전락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의 가치를 보호하기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노동의 신성함을 존재론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그리고 땀 흘리는 삶의 현장에서 노동의 본질을 기억하고 그 가치를 누리며 살아야 한다. 노동이 단순한 상품가치로 전락하는 것이야말로 근로자의 날에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필자가 아는 지인은 이사하게 된 원인이 전에 살던 집이 서쪽 방향이어서 집안에 햇빛이 잠간 비치고 말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집값으로는 많은 손해를 보면서도 햇빛이 잘 드는 남향집으로 멀리 바다가 보이고 앞에는 산이 있는 아파트로 이사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또 한 가지 생존의 조건이 노동이라고 했다. 가까이에 있는 압해도에 땅이 있는데 그곳에 과일나무를 심었단다. 경제적 가치로는 농사 자체가 불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힘이 생기고 일거리와 함께 꿈이 생기더란다. 50대를 갓 넘긴 그의 고백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태양이며 그 태양아래서 노동하는 그것이 사람 사는 맛이라는 것이다. 노동은 단순히 경제적 상품가치나 노동법에 근거한 법적인 가치가 아니다. 노동은 우리의 삶이다. 그래서 노동의 가치는 신성한 것이다.

임금이 높아진다고 좋은 사회는 아니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기업주가 착취해도 좋은 사회는 아니다. 서로가 노동의 신성함을 인정하고 노동을 그 자체로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그런 문화를 조성해야 행복한 사회다.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생산원가가 올라서 결국 고물가로 서민들은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악덕기업주가 많아지면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화되어 우리 사회는 갈등으로 붕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노사 문제도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전제로 노사가 함께 풀어 가야 한다. 일방통행은 불행이다. 노동을 경제문제만 아니라 소중한 삶의 문제로 풀어 가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직업을 선택의 문제로 보지 않고 서열문제로 보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우리는 입시경쟁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서열화 하고 순위에 따른 결과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공부해라 그래야 성공한다. 공부하지 않으면 노동하고 산다’면서 노동의 가치를 폄훼하기 때문에 노동의 현장인 직장에서 건전한 노동을 행사할 수 없다. 성공했다는 것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으로 족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전문직이 되면 명예냐 돈이냐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에게도 노동은 삶이다. 그런데 공부를 하지 않아서 노동을 한다면 세간에서 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노동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 때문이다. 사실 우리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삶의 가치를 누리고 있다.
근로자의 날에 생각한다. 노동의 본질은 단순한 경제적 상품이 아니다. 노사 간에 풀어야 할 법의 논리도 아니다. 노동은 우리가 존재하는 목적이고 이유다. 그래서 노동은 삶이다.

(2016.4.25. 목포새한교회 전희문 목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설집 목록

Total 82건 1 페이지
사설집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2 그렇다면 성경이 항문성교를 지지 … 인기글 이경진집사 06-07 1255
81 2015.7.15 누군가에게책임을… 인기글 최고관리자 08-01 1043
80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대한… 인기글 이경진집사 04-02 932
79 대통령의 언행과 나비효과 인기글 이경진집사 05-17 901
78 목포에 기독교 역사박물관을 건립하… 인기글 김해경집사 03-09 870
77 2015.3.17 무엇이 교회를 … 인기글 최고관리자 08-01 792
76 동성애 합법화는 국가적 재앙이다 인기글 김민호목사 08-27 747
열람중 2016.4.25 노동은 상품이 … 인기글 최고관리자 08-01 701
74 일의 끝이 시작보다 낫다 인기글 이경진집사 05-23 694
73 다시 본질로 돌아가자 인기글 이경진집사 06-14 692
72 촛불평화시위가 교회에게 보내는 메… 인기글 김해경집사 11-23 657
71 2016.6.27 여름수련회 인성… 인기글 최고관리자 08-01 641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전라남도 목포시 산계길 4-11 / TEL : 061-282-7633 / FAX : 061-282-7634
Copyright © Saehan Church. All rights reserved.

Mobile 버전으로